PwC(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 미국 CEO 폴 그릭스(Paul Griggs)가 AI를 수용하지 않는 파트너급 직원은 회사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공개 경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그릭스는 "AI 퍼스트에 집착하지 않는 시니어 직원은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릭스의 발언은 직설적이었다. "여기서 누구도 예외가 없다. 단 한 명도"라고 했으며, AI 도입을 선택 사항으로 여기는 직원은 "오래 있지 못할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PwC는 실제로 지난해 직원 5,600명을 줄여 전 세계 임직원 수를 36만 5,000명 미만으로 조정했다. 채용 전략도 바뀌었다. 3년 전과 비교해 회계사와 전통적 컨설턴트 비중을 줄이고, 엔지니어와 데이터 전문가를 더 많이 뽑고 있다.
PwC는 AI 전략을 단순한 내부 효율화를 넘어 비즈니스 모델 전환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회사는 'PwC One'이라는 AI 플랫폼을 출시했다. 이 플랫폼은 기업의 지속가능성 데이터 오류를 자동 탐지하는 '이상 탐지기(anomaly detector)'를 포함해 6가지 자동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부 세금 신고 및 컨설팅 서비스는 연간 구독형 AI 도구로 전환돼, 담당자 없이 첫 단계부터 직접 이용 가능하다.
이 전환은 컨설팅 업계의 전통적 과금 방식인 시간 단위 청구(hourly billing)에서 성과 기반 과금(outcomes pricing)으로의 이동을 의미한다. 그릭스는 "결국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건 아웃컴뿐이며, 클라이언트도 이 방식을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역설적이게도, AI가 컨설팅 산업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동시에 컨설팅 기업들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컨설팅 업계 리서치 기관 K2 Consulting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컨설팅 시장은 2025년 5.5% 성장해 전년도 성장률의 두 배를 기록했다. 기업들이 AI 도입 전략 수립과 실행을 위해 외부 전문가에게 의존하면서, PwC, Accenture, McKinsey 같은 대형 컨설팅사들이 오히려 수혜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빅4 컨설팅(PwC, Deloitte, EY, KPMG)의 AI 전환 선언은 화이트칼라 전문직 전반에 경고음을 울린다. '전문성'이 AI 대체 방어막이 되리라는 기대가 무너지는 속도가, 업계 리더들의 입에서 직접 선언될 만큼 빨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