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이야기는 이제 어디에서나 들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기업이 AI를 조직 전체에 어떻게 적용하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들을 기회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얼마 전 일본에서 열린 DeNA × AI Day 2026에 Team JCurve 일본 크루가 직접 참석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DeNA는 2025년 "AI All-in"을 선언한 이후 약 1년 동안 조직 전체를 AI 중심으로 재설계해 왔는데요. 현장에서 들은 이야기는 단순한 기술 소개라기보다 AI 시대에 조직과 사업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에 가까웠습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AI 도입 이후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변화와 그에 따른 현실적인 고민들이었습니다. 일본 기업 DeNA는 지금 AI를 통해 조직을 어떻게 바꾸고 있을까요?
이 글에서 볼 수 있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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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A AI 올인 전략과 실제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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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도입 이후 조직에서 나타난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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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기업 경쟁력: Veloc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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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이 AI에서 가질 수 있는 기회
DeNA가 ‘AI 올인’을 선언한 이유
AI All-in 전략과 조직 재설계
DeNA는 2025년 "AI All-in" 전략을 선언했습니다. 단순히 AI 도구를 도입하는 수준이 아니라, 조직 전체의 업무 방식을 AI 중심으로 다시 설계하겠다는 선언이었습니다.
발표에 따르면 당시 DeNA는 약 3,000명 규모의 현업 조직을 기준으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목표는 명확했습니다.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기존 사업을 절반 수준의 인력으로도 운영 가능하게 만들고, 남는 인력을 신규 사업과 스타트업 협업으로 이동시키겠다는 전략이었죠.
즉, AI를 단순한 생산성 도구로 쓰는 것이 아니라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레버리지로 활용하려는 접근입니다. 실제로 DeNA는 내부 사업뿐 아니라 스타트업과의 공동 사업도 함께 추진하면서, 하나의 회사가 여러 사업을 동시에 전개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1년 만에 나타난 실제 성과
AI 올인 선언 이후 약 1년. 현장에서 공유된 수치들은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일부 개발 프로젝트에서는 업무의 약 95%를 AI가 수행하고, 사람은 약 5%만 담당하는 수준까지 올라간 사례가 있다고 합니다. 결과적으로 개발 생산성이 최대 20배까지 향상된 프로젝트도 등장했습니다.
개발 외 업무에서도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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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 리걸 체크 업무량 90%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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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테스트 업무 절반 인력으로 동일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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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 Pococha 콘텐츠 심사 비용 60% 절감
특히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된 포인트가 하나 있습니다. Claude Opus 이후 개발자가 직접 코드를 작성하는 일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변화가 위에서만 내려온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현업 팀들이 "우리는 이렇게 AI로 효율화했다"는 사례를 계속 공유하면서, 조직 전체가 점점 AI 네이티브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AI 도입 이후 드러난 진짜 문제: 조직
AI로 생산성은 올랐지만 사람은 남지 않았다
AI 도입 이야기를 들을 때 흔히 떠올리는 시나리오는 이렇습니다. 생산성이 크게 올라가고, 자연스럽게 인력이 남는다는 이야기죠. DeNA 역시 처음에는 비슷한 그림을 그렸습니다.
하지만 실제 운영을 해보니 예상과는 다른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AI 덕분에 업무 효율이 높아지자, 직원들은 남는 시간을 "예전에 하고 싶었지만 못 했던 일"로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기능을 만들거나, 추가 개선 작업을 하거나, 개인적으로 관심 있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식입니다.
결국 조직 입장에서 보면 인력이 남는 상황이 쉽게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현장에서 난바 회장이 한 이야기가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AI 덕분에 못 하던 일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그 일들을 안 해도 지금까지 사업은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조금 냉정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AI 시대의 조직 운영을 굉장히 현실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었습니다.
“먼저 사람을 움직여야 한다”는 조직 전략
이 경험을 통해 DeNA가 내린 결론은 비교적 명확했습니다.
"사람을 먼저 움직여야 한다."
AI로 생산성이 올라가더라도, 직원들이 스스로 "저는 할 일이 없어졌습니다"라고 말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은 남는 시간에 다른 일을 만들어서 채워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조직 차원에서는 조금 거칠더라도 먼저 인력을 이동시키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기존 조직에 그대로 두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일이 생기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신규 사업이나 다른 프로젝트로 사람을 이동시키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매니저 KPI에 ‘인재 배출’을 넣는 이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DeNA 내부에서는 조직 평가 방식도 바꾸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매니저 평가 지표에 '인재 배출'을 포함하는 방식입니다.
보통 조직에서는 인력을 많이 확보하고 팀 규모를 키우는 것이 매니저의 성과처럼 보이기 쉽습니다. 하지만 AI 시대에는 오히려 반대 방향의 평가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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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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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는 인력을 다른 사업으로 보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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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프로젝트에 기여하도록 만드는 것
이 자체가 매니저의 중요한 성과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AI 시대의 경쟁력: 제품이 아니라 속도
난바 회장이 강조한 ‘Velocity’
이번 세션에서 가장 강하게 반복된 키워드 중 하나가 "Velocity(속도)"였습니다.
예전에는 "프로덕트가 왕이다(Product is King)"라는 말이 자주 쓰였죠. 좋은 제품을 만들면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논리였습니다. 하지만 AI가 개발 과정에 들어오면서 상황이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AI 덕분에 개발 속도가 크게 빨라지면서, 지금 이 순간 제품이 더 좋아 보인다는 것 자체는 큰 의미가 없어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대신 중요한 것은 다음과 같은 사이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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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의 변화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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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니즈 변화 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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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AI 기술 등장
이 세 가지를 얼마나 빠르게 제품에 반영할 수 있는가입니다.
난바 회장은 이 부분을 꽤 단호하게 표현했습니다.
"이 속도를 낼 수 없는 프로덕트는 성장도 없고, 이제는 시장에 참여할 자격조차 없을 수 있습니다."
중간 수준의 전문성은 사라진다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이야기는 파운데이션 모델 기업들에 대한 평가였습니다.
OpenAI, Google, Anthropic 같은 기업들은 막대한 투자를 바탕으로 가능한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애매한 수준의 전문성이 가장 먼저 사라질 수 있습니다.
단순히 "AI를 활용한 서비스" 정도의 아이디어만으로는 지속적인 경쟁력을 만들기 어렵다는 이야기였습니다.
'OO × AI'에서 살아남는 기업의 조건
그래서 DeNA가 강조한 전략은 비교적 명확합니다.
"OO × AI"에서 OO의 깊이를 확보하는 것.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산업 카테고리가 아니라 깊이와 복잡성입니다.
예를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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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산업에 대한 깊은 도메인 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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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플레이어만 보유한 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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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모방하기 어려운 운영 경험
같은 요소들이 AI 시대의 방어막이 될 수 있습니다.
일본 기업에게 아직 남은 기회
멀티모달 기술과 일본 IP 산업
발표 후반부에서는 AI 기술 자체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들도 이어졌습니다.
특히 최근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영역으로 멀티모달 기술이 언급됐습니다.
영상 생성 기술은 전문가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발전했고, 음성 역시 자연스러운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이 변화는 일본에게도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일본은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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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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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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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같은 강력한 IP 산업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멀티모달 기술이 발전할수록 이런 콘텐츠 산업과 AI가 결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Physical AI에서 일본이 가진 강점
또 하나 흥미로웠던 주제는 Physical AI였습니다.
이 영역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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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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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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엣지 컴퓨팅
이 세 가지가 특정 용도 중심으로 밀접하게 결합됩니다.
이 때문에 난바 회장은 일본이 가진 강점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예를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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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통합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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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완성도의 섬세함
•
장인 기술 같은 암묵지
같은 요소들이 앞으로도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AI 사회에서 인간의 역할에 대한 질문
발표의 마지막은 조금 다른 질문으로 마무리됐습니다.
AI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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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를 만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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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하고
•
검증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렇다면 그 속에서 인간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난바 회장은 이 문제를 학자에게만 맡길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AI가 만들어 갈 사회는 이미 빠르게 다가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무리하면서
이번 DeNA × AI Day 2026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AI를 단순히 기술 이야기로만 다루지 않았다는 점이었습니다. 발표의 상당 부분이 조직, 인력, 사업 구조에 대한 이야기였거든요.
AI를 도입하면 생산성이 올라간다는 이야기는 이제 익숙합니다. 하지만 실제 기업 운영에서는 그 이후에 무엇을 할 것인가가 훨씬 더 어려운 문제일 수 있습니다.
결국 AI 시대의 경쟁력은 기술 자체보다 조직이 얼마나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가에 달려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번 행사에서 반복적으로 들렸던 단어가 Velocity(속도)였던 이유도 아마 그 때문일 것입니다.
AI 기술은 계속 바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습니다. 그런 환경에서 기업이 살아남으려면, 결국 기술보다 먼저 조직이 바뀌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이번 행사에서 강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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