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생물무기 장벽을 허문다"…빅테크 4사, 의회에 합성 DNA 의무 검사 입법 촉구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AI 모델을 만드는 네 회사가 한목소리로 규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오픈AI, 앤트로픽, 구글 딥마인드, 마이크로소프트의 AI 부문 수장들은 2026년 6월 5일 미국 의회에 공동 서한을 보내, 미국에서 영업하는 모든 합성 DNA 공급업체에 대해 의무적인 바이오보안 스크리닝을 법제화하라고 촉구했다. 기술 경쟁에서 맞부딪치는 라이벌들이 자사 사업을 옥죌 수도 있는 규제를 스스로 요청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이들의 논리는 단순하면서도 무겁다. AI가 발전하면서 생물학적 물질을 무기화하는 데 필요했던 기술적 장벽이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합성 DNA와 RNA는 이미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 있는데, 과거에는 고도의 전문 지식이 있어야 했던 위험 물질 설계와 합성을 이제는 AI가 보조해 진입 문턱을 끌어내리고 있다고 서한은 경고했다. 누구나 위험한 염기서열을 주문할 수 있게 되기 전에, 공급 단계에서 걸러내는 의무 검사 체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현재 미국의 합성 DNA 스크리닝은 자발적 프레임워크에 의존하고 있다. 문제는 이 자율 규제가 일부 공급업체만 포괄하고 나머지는 사각지대로 남겨 둔다는 점이다. 악의적 행위자는 검사를 하지 않는 업체를 골라 우회할 수 있다. 서한은 바로 이 빈틈을 법으로 메워, 모든 공급업체가 예외 없이 주문 내역을 위험 염기서열과 대조하도록 의무화하자고 제안한다. 이번 서한은 AI 안전을 둘러싼 정책 흐름이 분주해지는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의 행정명령에 따라 오픈AI는 모델 공개 전 정부의 30일 안전 점검을 받기로 했고, 앤트로픽은 비슷한 시기에 AI 개발을 전 세계가 조율해 일시 중단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담은 안전 문서를 내놓았다. 업계 선두 주자들이 자기 규제와 정부 개입을 동시에 요구하는, 과거와 달라진 기류가 읽힌다. 다만 한계도 분명하다. 서한은 구체적인 법안이나 입법 초안을 제시하지 않았고, 의회의 AI 관련 위원회도 아직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전례를 보면 낙관하기 이르다. 2023년 대형 모델 훈련을 멈추자던 공개 서한은 수백 명의 서명을 받고도 실제 입법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번 요구가 선언에 그칠지, 아니면 바이오보안을 둘러싼 첫 강제 규제로 결실을 맺을지는 의회의 다음 움직임에 달려 있다.
- 팀제이커브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