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차 시니어 개발자 지인과 나눈 대화. 신규 채용은 끊겼고, 실력 있는 사람도 이직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얼마 전, 10년 차 시니어 개발자 지인과 커피를 마셨습니다.
이런저런 근황 이야기를 나누다가, 대화가 슬슬 무거워지기 시작했어요. 요즘 채용 시장 얘기가 나왔거든요.
"신규 채용이 거의 없어요. 회사가 어렵다 보니 인력을 새로 키울 여유가 없고, 경영진은 AI 쓸 줄 아는 시니어 한 명이 주니어 셋보다 낫다고 판단하더라고요."
그리고 잠깐 뜸을 들이다가 이런 말을 덧붙였어요.
"막상 이직하려니까 문이 너무 좁아요. 실력도, 이력도 충분한데 자리가 없어요."
그 말이 자꾸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경기가 안 좋아서, 그런 단순한 이야기가 아닐 것 같았거든요.
이미 시작된 해외의 변화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해외에서 이 부분에 대해 가장 직접적인 사례가 발생했습니다.
한때 트위터를 이끌었던 잭 도시를 알고 계신가요? 그가 설립한 결제 회사 블록(Block)에서 꽤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습니다.
전 트위터 CEO, 잭 도시의 회사 Block— 직원 40% 감원
블록(Block)의 CEO 잭 도시(Jack dorsey)
잭 도시 CEO가 설립한 결제 회사 블록(Block)은 최근 전체 직원 1만 명 중 4,000명 이상을 감원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했어요. AI 도구를 활용하면 더 적은 인원으로도 충분히 돌아간다는 거였죠.
더 충격적인 건 시장의 반응이었습니다. 4,000명 실직 소식에도 블록의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25% 이상 급등했어요.
투자자들은 이걸 위기가 아니라 효율화 전략으로 읽은 겁니다.
도시 CEO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훨씬 더 적은 인원의 팀이 AI 도구를 활용해 더 많은 일을 더 잘 해낼 수 있다. 대부분의 기업이 이 판단을 내리기까지 너무 늦었다고 생각한다."
블록, MS, 아마존, IBM 등 해외 주요 기업들은 이미 수만 명 규모의 인력을 줄이고 있다. AI 도입을 이유로 한, 구조적인 재편이다.
블록만의 이야기도 아니에요. 마이크로소프트는 9,000명 감원 계획을 발표했고, 아마존은 1만 4,000명 감원을 확정하면서 전략의 초점이 AI에 맞춰져 있다고 밝혔습니다.
IBM도 8,000명을 내보냈는데, 그중 상당수가 인사팀 인력이었고 AI로 대체됐습니다.
이걸 단순히 경기 침체나 비용 절감으로 보면 안 됩니다. 분석가들은 2025년의 기술업계 감원이 단기 조정이 아닌 구조적 재편이라고 설명합니다. 직무 자체가 사라진 경우가 많았고, 이건 영구적인 변화라는 거예요.
소리 없이 진행되는 한국의 변화
한국도 다르지 않다. 신규 채용 대신 기존 인력에게 AI를 쥐여주고, 직무 경계 밖의 일까지 맡기는 방식으로 변화가 스며들고 있다.
한국은 아직 해외처럼 대규모 감원을 공식 발표한 기업이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현장은 이미 달라지고 있어요.
앞서 얘기한 지인의 경우처럼, 변화는 두 가지 방식으로 조용히 스며들고 있습니다.
하나는, 신규 채용 대신 기존 인력을 AI로 무장시키는 방식이에요. 겉으로는 효율화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신규 인력의 자리가 사라지는 것과 같습니다.
다른 하나는 좀 더 미묘한데요. "AI 쓰면 되지 않냐"는 이유로 원래 직무 밖의 일을 떠맡기는 케이스가 늘고 있다는 거예요. 지인이 직접 겪은 사례로는, 기획도 확정되지 않은 기능의 UI 디자인을 AI로 뽑아오라고 개발자에게 맡기는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AI가 직무의 경계 자체를 무너뜨리고 있는 거죠.
실제로 전 세계 기업의 66%가 앞으로 3년간 초급 인력 채용을 줄일 계획이라는 IDC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닐 겁니다.
조직이 바뀌면 구직 시장도 바뀐다.
채용 문은 좁아졌지만 완전히 닫힌 건 아니다. 다만 기업이 원하는 사람의 기준이 바뀌고 있다. AI를 업무에 실제로 쓸 줄 아는 사람이 유리해지는 구조다.
이 흐름이 채용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꽤 냉정합니다.
신입과 주니어 포지션이 줄고 있고, 시니어도 AI 활용 역량이 없으면 경쟁에서 밀립니다. 직무 경계가 흐릿해지면서 한 가지만 잘하는 사람보다 AI를 끼고 여러 역할을 소화하는 사람이 더 유리해지는 구조로 바뀌고 있어요.
실제로 기업들이 지금 AI를 통해 매출을 확대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직원을 더 선호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문이 좁아진 건 맞지만, 어떤 문인지는 달라지고 있는 거죠.
여러분은 지금 어떤 준비를 하고 계신가요?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지금 필요한 건 AI 전문가가 되는 것이 아니라, 내 업무에 AI를 어떻게 녹일 수 있는지 스스로 답을 찾는 것이다.
잭 도시는 말했습니다. "우리가 빠른 게 아니라, 나머지 기업들이 늦은 것"이라고.
이 말이 허세나 보여주기라고 느껴지지 않고 불편하거나 무섭게 느껴진다면 맞는 감각이 아닐까요?
변화는 이미 시작됐고, 방향은 명확합니다. AI를 어떻게 쓸 줄 아는가가 앞으로의 커리어를 가르는 기준이 될 거예요.
"나는 AI를 업무에 어떻게 쓰고 있나?"라는 질문에 자기 언어로 대답할 수 있어야 하는 시대, 그 시대가 조용히 와 있다는 건 분명합니다.
'AI Native 백과사전' 구독하기
사이트를 구독하면 새 포스트 등 최신 업데이트를 알림과 메일로 가장 먼저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Slashpage에 가입하고 'AI Native 백과사전'을 구독하세요!